알통가재 2012. 11. 25. 11:32

 

많은 사람들이 자격증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 한다.

젊은 이들은 생업 종사도 종사지만 예를 들어 공무원 시험에 가산점을 얻기 위해, 또 나이 많은 이들은 생계를 위해 혹은 목표 있는 삶을 위해, 혹은 취미로 자격증 취득을 위해 열을 쏟는다.

나 역시 귀농하기 전에도 자격증을 몇 개 지녔다.

태권도 유도 유단증, 대한적십자사 인명구조원증(라이프가더), SCUBA, 자동차운전면허증 등이 그것이다.

귀농 후에는 몇 개가 더 추가 됐다.

시험과 실기, 연수를 거쳐 취득한 국민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보디빌딩)이 있다.

말만 성찬인 귀농 실질적 소득이 필요해 산림기술자자격증(엔진톱기능)도 땄다. 이 것은 산림기사 자격 따기 전까지 유효하게 써먹었다. 하루 15만원 벌이는 우습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아 산일이 넘치기 때문이다. 연수와 시험을 거쳐 보험설계사 자격도 땄다.

재작년 말에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산림기사 자격을 땀으로 해서 산림경영기술1급과 산림공학기술1자격증이 추가됐다.

이들 산림 관련 자격증은 지금도 내 생활의 디딤돌이 되고 있기 때문에 소중하다.

더욱이 60을 앞두고 필기, 필답(주관식), 실기를 거쳐 취득한 자격이기에 생업과 관계없이 자긍심을 느낀다.

또 최근에는 조종1급면허증이 추가됐다. 맘만 먹으면 한강이나 댐, 저수지에서 수상레저사업이 가능하고 소형선박 조종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자격증을 빼먹었다. 농사일 힘겨울 때 찾아가 온갖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해준 증명이다. 이름이 조금은 길다. 경상북도도립봉화공공도서관 도서대출회원증이 그 것이다.

앞으로는 산림기술사가 목표고 이를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기사자격 취득 후 4년 경력이 있어야 시험자격이 주어진다. 자격취득 후 곧바로 임업회사에 취직해 일했고 앞으로 남은 기간 2 6개월여를 임업회사에서 경력관리를 하며 보내면서 준비를 하면 된다. 이와 아울러 한문 훈장 자격을 얻기 위해 틈틈이 공부 중이다.

공부에는 조금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옛날 군 제대 후 복학해서 안 해 본 것은 공부니 한번 해보자고 맘 먹었더니 2년여를 전액 장학금을 타고 졸업했다.

그래서 그 때 나의 좌우명이 평생공부 평생운동이 된 것이다.

앞으로 20여 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운동하고 공부하며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삼척 바닷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또 한번의 전환의 시점을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파도를 한 장 한 장 넘겨지는 책장이라고 생각을 해서인지 파도를 보면 무엇인가 느낌을 줄 것 같아 해변 벤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분명 파도 때문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지만 인간자격증이 불현듯 스쳤다.

인간자격증, 넌 정말 사람답게 사는 것이냐 자꾸 반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자격은 누구로부터 받아야 할까?

친구가, 선배가, 대학총장이, 장관이, 대통령이, 목사나 중 할 것 없이 종교지도자가?

경우에 따라서는 개가 웃는 경우가 생길지 모른다.

완벽한 인간만이 인간자격증을 줄 수 있다면 완전한 인간은 없기 때문에 결국 조물주 하나님 만이 주실 수 있다는 결론을 생각했다.

앞으로 20, 운 좋으면 그 이상도 되겠지만 인간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볼 것이라고 마음 먹어 본다.

여타 자격증은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지만 인간자격증은 사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