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유감 그리고 자랑
지난해의 일이다.
임진년에 태어나 60바뀌를 돌아 다시 임진년과 맞딱드린해-.
하고 싶었던 몇가지가 있었다.
그 중에서 두가지-.
하나는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세례를 받은 천마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곳에 갈수있다면 31대대 3지역대 9중대에 가서 군 후배들과
사격을 하든 타워를 뛰어내리든 무장구보를 하든 함께 하는 것이었다.
제일 자신있는 무장구보를 택했다.
그리고 나머지 약속을 받기 위해 천마부대와의 접촉을 위해 전화질이 수없이 이어졌다.
겨우겨우 어렵게 군목과 통화가 이루어졌다.
"저 부대 창설요원으로 3년을 그곳에서 보냈습니다.내년(2011년 연말 통화) 7월이면
환갑인데 그 기념으로 제가 처음으로 세례를 받은 천마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싶습니다."
그 군목은 밝은 목소리로 기분좋게 응답을 해주었다.
"아! 좋죠. 간증하시면 아주 좋겠네요. 무장구보도 부대장님의 허락이 가능할 것입니다"
벅찬 기분에 한껏 고무됐었다.
조용히 옆에서 함께 예배를 보든 간증이든 별 상관이 없지않은가?
무장구보에 관해서도 자료를 모았다. 지금도 10km에 30kg이 넘는 군장인지...
변화를 감지했지만 중요한 것은 부대장과의 약속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또 수많은 통화가 이어졌다.
그리고 공문을, 아니 사문서를 하나 작성했다.
수신: **부대장
발신 : 김승기(주민번호 : 꽁꽁꽁)
존경하는 부대장님 다름이 아니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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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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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맞아 후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마음이 꼭 좀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염원을 담아 끝을 맺었다.
그리고 추신으로 무장구보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로
마라톤 풀코스 기록과 100km 울트라마라톤 기록 13시간 50분을 곁들였다.
그리고 또 부대와 통화를 시도한 끝에 인사과로 접수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전해들은 전번으로 전화를 했다.
여군 목소리가 들렸다.
"여차여차해서 문서하나를 보내고 싶은데 어찌하면됩니까?"
이메일로 보내달란다.
잘 받았다는 확인 통화도 했다.
며칠이 지났다. 하지만 소식이 없었다.
군목에게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다른 부대로 가게돼서
후임에게 잘 말해 놨다고 이름까지 알려줬다.
기다렸다. 그러나 여단 인사과에서는 전화가 없었다.
다시 그 여군과 통화를 시도했다.
통화중 누군가 가로챘다. 누구라고 말하는데 기억이 없다.
내용인즉너무나 간단하다.
두가지 모두 불가 하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의 기분 무어라 말 할 수는 없지만 정정스럽게 친필붓글씨로 써둔,
중대장에게 전해주려 했던 금일봉 봉투를 조각조각 낸 것으로 대신한다.
물론 헌금 봉투도 있었다. 예비역 병장 김승기 이름도 함께 찢어졌다.
나는 집념도 강하지만 판단도 빨라 포기도 빠르다.
그래 농사꾼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겠어 그들도 이유가 있겠지...
그래 언젠가 그 부대앞에 가서 기다렸다가 함께 뛰지 그러면 누가 말리겠어.
농사꾼의 존재감이 문제지.
그 후 이외에 또 한가지 하고 싶었던 일에 매달리다 그런 일을 모두 잊을 수가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나의 모교인 k대 역도부 후배들이
"선배님 역대 미스터k대 입상자로서 회갑기념으로
11월 미스터k대 선발대회에 찬조출연 해주시죠"
기꺼이 승락을 했던터라 지난해 여가 시간에는 그일 준비하며 보냈다.
지난해는 아쉬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제대로 환갑을 맞았다는 생각이다.
산일을 하면서 산에서 떠오른 시상을 다듬고 다듬어서
한국크리스챤문학가협회에 보냈더니 시 부문에 당선돼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누군가 겸손치 못하다 질책을 한다면 기꺼이 감수하면서 몇가지 자랑을 해보려 한다.
시골에 틀어박혀 자랑할만한 대상도 없고해서 털어 놓는 것이니
양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먼저 제대복이다. 언젠가 천마부대 앞에 입고가서 한번 뛰고 영원히 폐기시키려고
간직하고 있다.
77년에 국방부가 지급한 국가재산이다보니 곱게 간직하고 있다.
이 정도라야 보수꼴통이 아닌가 싶다.ㅎㅎ
그리고 신인상을 받은 시와 상패-.
종치는 사람은 징 소리를 듣는다.
창조주 곁에 한 치라도 다가설 수 있다면…
종을 친다.
온종일 수 백일을
쉬지 않고 종을 친다.
창조주 옷자락 미동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바람에 종소리를 실어 멀리멀리
세상 곳곳으로 보낸다.
허공에 흩어지는 종소리
불현듯 스며드는 참회의 우로(雨露)
몸과 마음을 흠뻑 적셔
바다를 이루고
파도가 일면 징이 울린다.
귀를 꼭꼭 틀어 막아도
비집고 들어와
온 몸을 휘저으며
징이 울린다.
종치는 사람은
징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회갑기념 찬조출연-.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무엇인가 뒤에 석연치 않은 배경을 깔아 놓고 꼬득이는 말이다.
나이는 나이, 숫자는 숫자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