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발톱 참새
농사지으러 경북 봉화로 귀농을 했다가 트랙터 한대 살려고 서울로
돈벌러 다시 돌아갔을 때 이야기다.
육십을 바라볼 때라 탐탁한 일자리가 없었는데 용케도
배운 도둑질이 웨이트 트레이닝이라 워커힐 인근 스포츠센타에서
트레이너(국민생활체육지도자)로 잠간 일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 최고령 트레이너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젊은 이들이 기피하는 시간,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가 내 근무시간이었다.
그래서 오후 3시쯤 광진구 정보도서관에서 한시간 가량 책을 보고
그 앞 노천 카페에서 커피 한잔에 샌드위치로 가볍게 요기를 하고 출근 하는 것이
일상의 수레바퀴였다.
어느 날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고 있는데 참새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무심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빵부스러기를 던져 주었다.
그런데 이 참새 친구들 피하기는 커녕 부지런히 달려와 냉큼 받아먹고
또 줄때를 기다리는지 근처를 빙빙 돌았다.
그래서 빵을 여러 조각으로 해서 친구들과 나눠 먹으라고
던져 주었더니 정말 여러 마리가 달려들었다.
그런데 이상한것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참새들 발톱이 모두 독수리 발톱이 아닌가?
줌을 해서 인증샷 하나를 만들어 두었다.
어렸을 때 덫으로 잡아보았지만 발톱이 독수리 발톱이었던 기억은 없다.
그래서 지금도 궁금하다. 억지로 추론해 본 것이 참새들이 나무나 전기줄에서
잘 때 꼭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톱이
그렇게 변형이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해본다.
아니면 서울 참새들은 모두 사나워졌는지, 아니면 부자동네 워커힐 참새만
발톱이 날카로운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