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함께 춤을/소설놀이

거시기가 바닥을 쳐 혼나지 않았나?

알통가재 2013. 1. 28. 06:22

논산훈련소시절 화장실에서 경험한

진풍경이다.

허리쯤 가리는 칸막이 공동화장실에서

한 친구가 용변을 볼 때면  

꼭 엉덩이를 번쩍 들고 끙끙대곤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그 것을 목격한 많은 친구들이

어디 아픈 것이 아니냐고 물어도

그 친구는 별일 아니라며 얼버무렸다.

덩지 큰 시골친구라 특전사에 함께 차출이 됐고

같은 부대에 배치 받아 함께 근무하게 됐다.

어느 날 PX에서 함께 막걸리 한잔하면서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어때 요즘도 화장실에서 엉덩이 들고 끙끙대냐?”

“뭔소리. 확실히 자대라 그런지 화장실도 좋구만”

 

조금은 엉뚱한 대답이라 궁금증은 더했다.

당시 논산훈련소 25연대는 대한민국 최초로 신축막사에 스팀이 설치됐고

수세식화장실이라 위생이 깔끔했다.

수세식을 처음 접한 시골친구들이 사용할 줄 몰라 골치 아프긴 했어도

군대에서는 대한민국 최초 최고의 화장실이었다.

일반부대는 대부분이 푸세식이던 때였으므로

“자대 화장실이 더 좋다”는 말에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취기가 거나해서야 모든 궁금증이 싹 가셨다.

그러나 놀라움과 경외스러움으로

그 여운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고

평생 갈 것만 같다.

당시의 버전으로 그 친구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와따 C8 변소를 왜 그따위로 지었노. 수세식이 뭐꼬 엉덩이 밑에 똥이 쌓이고

훈련은 재미났는데 아침마다 똥싸기 힘들어 죽을뻔 하지 않았나.

재채기라도 할라치면  거시기 끄트머리가 바닥을 치니 더러버서 혼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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