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은 보여도 사람속은 모른다고? 천만의 말씀!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맘은 모른다고?
한마디로 천만의 말씀이다.
물도 모르고 사람도 모르는 소리다.
자신있게 말한다.
水深可知 人心難知
(수심가지 인심난지)
이 말이 오래전부터 전해져와
흔히 하는 말이고
흔히 있을 수 있는 오류다.
단지 속임수가 많은 사람 속을
물속에 대비시켜
한 말뿐인 것이다.
길게 그리고 넓게 또
사실적으로 살펴보자.
지구가 만들어진 이후
물길은 그 속을 내보이지 않았다.
최근들어 첨단과학의 힘을 빌어
깊이를 짐작해 볼 뿐이다.
달은 인간의 발길이 닿았지만
심해는 아직도 숱한 수수께끼를 품은채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다.
그러면 사람의 속은?
어떤 실례를 들기는 어렵겠지만
사람의 속은 어쩌면 유리보다 더 투명한지도 모른다.
사람이 신중해야하는 것은
속이 너무나 쉽게 들여다 보여지기 때문이다.
필자 같은 필부들은 그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감추고 자시고 할 것 없이 투명하게 내보이며 살아간다.
자신은 속을 감추고 살아가려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들춰내지고 만다.
어느날 후배 한 사람이 찾아왔다. 어떤 사유로 해서
어머니와 형제들이 길거리로 내좇기게 생겨
돈이 다급하게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됐고 못빌려주는 내자신이 미안하기만 했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못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말만 연발했다.
그러나 다음순간 그 사정은 거짓이라는 것을 직감했고
욕이 치밀어 올라왔다.
"형님이 없으시다면 돈 많은 다른 선배님이 누구신지 알려주셨으면 하는데요"
그 후배는 나를 잘못 보아도 한참 잘못 본 것이다.
그는 돈을 빌려주지 못하니까 미안해서 돈많은 사람 이름을
쉽사리 립서비스해 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그 사람에게 달려가서
" 김승기가 당신한테 가면 돈을 쉽게 빌릴 수 있을 것이다" 했다며
또 누군가를 딜레마에 빠지게 했을 것이다. 자명하다.
참으로 웃기는 시츄에이션! 참지 못하는 성질 어딜가나.
욕을 바가지로 퍼부었다. 옆에 있던 사람 왈
"안빌려주면 그만이고 누구누가 돈많다고 몇마디 귀띔해주면 될 일"이라고
한마디 해준다.
당연하지만 그에게도 욕을 바가지로 해주었다.
뒷날 거짓으로 판명돼 욕해주기를 천만번 잘했다고
옆에 있던 사람이 전해주었다.
또 있다.
친구 놈이 나에 대해 험담을 한다고 해서
섭한 말을 전했더니 금방 소식이 돌아왔다.
"언제 ***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한 것 뿐인데..."
참 실타! 시러!
물귀신 처럼 누구를 물고 들어가지 않으면
누구를 물어야하는 그러면 면책이 된다던가?
"미안하다 농담이었어" 한마디면 되지 않을까?
禮記의 한마디가 들려온다.
臨材無苟得 臨難無苟免)
(재물에 임해서는 구차하게 얻지말고
어려움에 임해서는 구차하게 면하지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