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함께 춤을/산문놀이

전혀 다른 두가지 경우의 고비

알통가재 2015. 7. 25. 21:45

 

 

 

달리기를 하다보면 두가지 경우의 고비를 만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나의 경우 처음 달릴 때부터 3km를 전후로 호흡이 극도로 가빠지는 때가

첫 번째 맞는 고비다.

다리는 힘이 넘치는데 호흡이 벅찬 것이다.

인간 기관차 차토백의 말처럼 구멍이란 구멍 모두를 통해

호흡하고 싶을 정도로 호흡이 극도로 벅차다.

숨구멍이 증기기관차의 굴뚝 같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한 것은 이때인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해서는 절대 안된다.

달리면서 첫 번째 맞는 죽을 맛인 이 고비를 넘기면

전혀 다른 세상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 고비를 넘기면 잠시이기는 해도

세상 어디든 달려갈 것만 같은 환희에 젖어 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정작 이런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오버페이스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이 때를 다스리지 못하면

두 번째 고비를 앞당겨 마지해 그대로 주저 앉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두 번째 맞는 고비는 어떤 경우인가?

힘든 것은 똑 같지만 전혀 다르다.

이번에는 호흡은 안정이 됐는데 다리의 힘이 따라주지를 못한다.

정말 죽을 맛이 되는 것이다.

결국 특정 거리를 완주하려면 이 같은 고비가 몇 차례 반복해서 나타난다.

안타까운 것은 아무리 연습을 해도 이 같은 고비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고민은 점점 깊어만 간다.

무대뽀로 달려야 한다가 정답이라는 생각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

아마도 이 문제는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영원한 숙제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