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함께 춤을/산문놀이
마음을 얹을 수 있는 곳 그 곳이 있어 좋다.
알통가재
2016. 12. 27. 17:02
여행이 일상의 일이 되어버리면
세상 어디든 다 같은 곳 같아도
서둘러 돌아가고 싶은 곳이 생겨난다.
태어난 곳,오래 살았던 곳,
연인이 사는 곳 등 생각나는 곳은 많아도
당장 가고싶은 곳은 아니다.
단순히 쉬고싶어서도 아니다.
임시 거처일지라도 마음이 얹혀 져
기댈 수 있는 곳,책상이 마련돼 노트북이 자리하면 더없이 좋다.
주거처가 있어도 단 몇분이라도
마음을 끄집어내 얹을 수 있는
책상과 노트북이 놓여진 곳으로 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 곳에 가야 비로소 마음이 놓일 것만 같아 서두르는 것이다.
아무리 즐거운 일이 연일 이어져도 발앞금치는 늘 그곳을 향한다.
특별히 해야 할 일, 정겹게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지친 영혼을 포근히 감싸주는 곳,
아무 생각없이 차 한 잔을 할 수 있는 곳,
이런 곳이 아무데나 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다 아는 빈털털이면서도
금은보화를 숨겨놓은 것 처럼
당장이라도 돌아가고픈 곳
그 곳이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