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낚시/낚시 옛날이야기

60년대초반 낚시이야기(4)

알통가재 2017. 3. 18. 01:39

곤충채집망이 달렸던 대나무와 이불 시치는 굵고 튼튼한 무명실,

미늘이 있는 낚시바늘,

수수깡 찌 등 모두가 갖춰졌습니다.

다음은 채비 묶기-.

낚시하는 사람들을 엿보고 작만한 자작 낚시 장비지만

낚시줄이 무명실이란 것 말고는 비슷했지요.

수심과 찌와 봉돌의 관계 등 낚시채비의 핵심과는 거리가 아주 먼

모양만 비슷한 낚시였던 것이었습니다.

찌도 아예 무릎높이 정도 적당히 잡아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호미들고 텃밭 여기저기를 파헤쳐 지렁이 미끼도 깡통에 넣었습니다.

드뎌 물가에 당도해 생애 첫 캐스팅 준비를 했습니다.

포인트라는 말은 먼훗날 알게 됐고 "물에는 고기가 있다"는 믿음뿐이었습니다.

다만 얼마되지 않아 물살이 있는 곳과 없는 곳에서 노는

물고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 .

낚시하는 사람들이 했던 모습대로 그대로 흉내내

손바닥에 지렁이를 얹어놓고 바둥대는 것을

손뼉치듯 내리친 다음 토막을 내 바늘에 꿰고 물가에 던졌습니다.

찌는 스지를 않고 누운채 물에 떠서 물결따라 서서히 떠내려 갔습니다.

줄이 팽팽해지면 다시 거둬 위로 던지고 수없이 반복을 해도

누워있는 수수깡 찌가 빨려들어가는 이변은 나타나지를 않았습니다.

해가 질무렵에야 집을 향하는데 빈낚시만 들고 가자니

어깨가 축처지기만 했지요.

그후에도 낚시채비가 틀렸다는 생각은 못하고 고기가 없다는 생각에

중랑천 아래 위를 헤매곤 했습니다.

생애 첫입질을 언제나 받아볼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