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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늦었지만 저를 소개합니다.세상구경/세상만사 2013. 1. 5. 09:24
나의 아명은 김총기였다. (ㅋㅎ)
말 그대로 어려서는 총기 있고 영악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한글은 물론 구구단, 알파벳,아베체,천자문, 소학,
삼자경 등을 두루 섭렵했다.
물론 초딩이 되기 전까지 시간이 충분했다면 대학 춘추 논어는
아니더라도 몇권정도는 훑어 봤으리라...
그러나 시간 관계상 먼발치에서만 바라보고 먼 훗날 드려다 본 것이 고작이다.
태권도 학원, 피아노 교습소도 없던 때 그 정도면 총명했다는 증거는 충분하다.
하여튼 이 같은 총기를 바탕으로 대학 졸업후에는
무식한 놈 팔뚝만 굵다고 나보다 더 굵은 그런 놈한테 세상이 물리력으로 뒤틀려
세상 곳곳을 헤딩하며 다녔다.
말 그대로 “맨땅의 헤딩”이다.
뭐 까짓거 지난얘기 까놓고 얘기하면 전두환 정권 덕분이다. 얼마나 고마운지 ㅠㅠ
80년대초쯤,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소위 언론통폐합, 그 것도 첫빳따로 맞았다.
세상 모두는 잊는다 해도 당사자는 잊겠는가?
나는 그래서 스크랩을 싫어 한다.
용서는 했지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솟는다.
해운, 식품, 공업표준, 출판, 시각디자인, 건축, 농사 등 그 이후 삶은
말 그대로 주유천하였다.
전문성을 따지자면 조금은 웃긴다. 농과대학을 나오고 어떻게?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자식 먹여 살리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혹자는 알지 모른다.
아이큐 130이 넘으면 적성이라든가 전문성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그러나 비록 벼락치기일지라도 짧지 않은 기간의 피나는 노력은 필수였다.
모두가 시험봐서 입사를 했고 결코 인사 청탁은 물론 우연이나 행운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은 결코 노골노골 하지 않았다.
맨땅의 헤딩을 좋아하다보니 머리에 난,
하나밖에 없는 뿔이 꺾이기 시작해서 없어지고 말았다.
총기에 난 머리 뿔이 없어져 종기가 된 것이다.
예명은 그래서 또 김종기가 됐다.
그러나 세상은 더욱 녹녹치가 않았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쯤 마누라는 나이 들면서
남성호르몬이 늘어가는 생체 변화 탓인지
거세만 갔고 반대로 나는 중성화 돼가고...
아이들이 모두 대학을 마쳤을 때는 그 나마 남아있던
자존심 모두 던져져서 양어깨는 축 늘어지고 말았다.
또 다시 예명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종기에서 양어깨가 늘어지니 송기가 돼 김송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쯤 돼서 끝이 났으면 좋으련만 세파의 압박은 거셌다.
간이고 밸이고 쓸개고 모두를 떼어내고 살기를 요구했다.
내장을 홀딱 뒤집어 내고 살기를 강요했다.
결국 또다시 예명을 바꿔야 했다.
송기에서 속 내장이 없어졌으니 승기가 된 것이다.
순서가 바꼈다면 하마터면 증기가 돼서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 버렸을지도 모른다.
결국 총기에서 뿔이 없어져 종기가 되고,
어깨까지 늘어져 송기가 되고 만 것이며,
밸이고 쓸개고 모두 팽개치고 살다보니 승기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끝자가 기(氣)였더라면 대기중으로 날라가
또 한번 승기를 공기로 바꿔야 했겠지만 다행히 이 기(基)였던 것이다.
더욱이 앞 글자가 이길 승(勝)이 아닌가?
이겨서 쟁취하여 마련해야할 터전이 아직은 남아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이들어서 내 이름 김승기에 더욱 자부심을 느끼며 조상님께 감사드린다.
이제는 마지막 자존심 승자에 시계불알 처럼 매달려 있는 "ㅇ"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김스기가 안돼려고, 산림기사가 돼서 온 산을 쏘다니며 인생2막을 살고 있다.
작년에 환갑을 먹었으니 60갑자 지나 이제 첫해 돌도 안된 한살박이 갓난애다.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 잘 부탁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인터넷 서핑중 눈에 띈 글이 있다.
제임스 딘이 말했다고 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고.
또 76세에 그림을 시작해 100세까지 그림을 그리며
세상에 이름을 내놓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기사 40이 넘어 미술을 시작한 고갱도 있다보면
늦은 나이에 자기의 꿈을 시작한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남자는 죽을 때까지 쌔빠지게 일하고 쌔빠지게 놀아야 인생은 제 맛이 아닌가 싶다.
이 나라 곳곳을 뒤지며 맨땅의 헤딩을 즐겼던 너!
그 모든 경험이 하나의 전문성으로 새롭게 태어나리라는 기대를
새해 벽두에 가져본다.
하나님의 가호를 빌면서...
글 : 알통 http://blog.daum.net/dumj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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