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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값 잘라먹은 기분 아실런지...글과 함께 춤을/산문놀이 2013. 1. 29. 02:50
군목님의 비행기 탑승전 기도는 군시절 당시 큰 위안이 됐다.
외상값을 떼어먹고 산다는 것은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면 견디기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다.
양심의 가책 그리고 당사자와 언제 어디서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등
마음 한 구석은 늘 찜찜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나는 큰 외상값을 짊어지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오래전 청년시절에 나는 특수전 부대에서 군대생활 3년을 보냈다.
비록 자원입대는 아니지만 뛰어난 체력을 지닌 탓에 차출돼
행정병도 아닌 전투팀에서 3년을 보낸 것이다.
당시 지휘관들이 군대체질이라며 “말뚝박기”를 권유한 것을 보면
힘들이지 않고 군대생활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특수전 부대는 거의 모두가 군사기밀이라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런 연유로 그 흔한 위문공연도 구경해 본 일이 없다.
낙하산 짊어 메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일, 잠수장비 짊어 메고 바다에 풍덩하는 일,
무장공비 추적하는 일 등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목숨을 담보로 한 각양각종의 비밀스런 훈련이 연일 실전처럼 이어진다.나는 지금 이 같이 비밀스런 특수전 부대의 1급 비밀 한 가지를 공개 하려한다.
잡혀 간다면 도리 없고(ㅋㅎㅎ)...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비밀 중 큰 비밀 하나는 늘 “기도”가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생명을 걸고 실전처럼 행해지는 훈련에서 “깡”좋다는 특수전 부대 요원들도 두려움은 매한 가지-.
때문인지 군목님(군대 목사님)이 훈련을 함께하면서 반드시 기도를 해주신다.
한 예로 낙하산을 지급받은 후 비행기 탑승 전에는 반드시 군목님의 “무사귀환”기도가 있은 연후 탑승이 가능하다.
“다 같이 기도합시다!”
군목님의 이 한마디가 떨어지면 아무리 거친 욕을 입에 담으며 모질게 장난치던 병사도
숙연하게 고개를 숙여 기도를 하는 것이다.나는 그 시절 수없이 기도를 했다. 겁쟁이라고 해도 도리없다.
“하나님 이번에 낙하산만 무사히 펴지면 오늘 이후 나쁜 짓은 절대 하지 않고 착하게만 살겠습니다.”
물론 군 교회도 매주 빼먹지 않고 착실히 다녔다.
돌이켜 보면 군 생활 3년을 무사히 보낸 것은 기도 덕분이라는 믿음이다.그러나 군 제대 후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해서 안락한 생활이 이어지는 동안
교회와 기도는 새까맣게 잊고 말았다.
그런데 불현듯 불현듯 자책의 마음은 마음 한 구석에 여전히 자리를 하고 있었으며 근래까지도 여전했다.
“비겁한 놈, 상황이 어려울 때는 하나님을 찾고 편안한 생활이 이어지니까 새까맣게 잊어? 비겁한 놈!”
마음 한 구석은 늘 허전했고 하나님께 외상값 갚지 않은 것처럼 늘 찜찜했던 것이다.
하나님께 늘 외상 진 기분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못할 짓”임을 깨닫게 됐다.평생 처음으로 누구의 권유도 없이 내 스스로가 교회, 봉화 문양교회를 찾았다.
물론 몇 해 전 일이지만.
요즘 빠지지 않고 예배와 기도에 참석하려고 애쓰고 있다.
때문인지 깔끔하게 홀가분하지는 않지만 “외상 진 기분”이 전 같지는 않다.
열심히 예배드리고 열심히 기도하면 언젠가는 말끔하게 씻어질 것이라는 믿음이다.'글과 함께 춤을 > 산문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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