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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이 거지성(?) 운동
    평생운동의 실천/마라톤 2012. 12. 23. 00:03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만으로 취미와 운동을 "좋다, 나쁘다"로 평가하는 경우를 본다. 참으로 타당한 말인가를 생각해보지만 너무나 단순하고 깊이가 없는, 운동과 취미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앞서기만 한다. 모두가 공감하는 문화의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아무리 하잘 것 없는 운동이나 취미일지라도 즐기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즐기는 사람의 인격만큼 존중이 되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는가 아닌가, 즉 인기 비인기의 문제와는 엄연히 다르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이 또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귀천도 없다는 생각이다. 평민과 귀족의 구분이 없는 오늘날의 자유민주국가에서 황태자만이 유일하게 즐겨야 하는 운동과 취미도 따로 있을 턱이 없다.
    조금은 억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무취미도 취미라는 말도 있고 보면 취미와 운동은 개성에 적합한 것을 골라 주어진 여건에 맞춰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모두의 똑같은 생각만은 아닌 듯 싶다. 
    언젠가 엉뚱한 글이 런너스클럽 게시판에 올라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한 일이 있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략 기억나는 대로 떠올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라톤은 너무나 개성이 강하고 개인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그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둘째, 마라톤은 운동화만 마련하면 되니까 돈이 없는 사람들이 즐기는 거지성(?) 운동이다.

    이 두 마디만을 훑어보고 얼마나 당혹스러웠는지 모른다. 특히 그는 필자의 졸저 "도랑치고 가재잡고" 출판기념회에 참석한후 그 후기로 올렸던 나의 모교 k대 모교수의 글이었기에 더욱 낭패스러웠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그는 말미에 그 같은 표현이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을 알기 전에 가졌던 선입관이었다고 털어놓았으며 그 선입관은 그릇된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단순히 달리기라는 공감대 하나만으로 화목을 나누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우애를 다지는 모습이 몹시도 부러웠다고도 했다. 구두 값보다도 몇 배 비싼 운동화며 고글, 유니폼에 따지고 보니 비용도 만만치 않더라고 했다. 특히 마라톤은 엄청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면 누구에게나 상이 주어지고 여비를포함해 제반경비를 주최측이 지원해주는줄 알았으나 오히려 참가비를 낼뿐만 아니라 비용 또한 농담이 아니더라는 것-.
    두 해가 다 돼가는 일이지만 요즘에서야 그가 올렸던 말들이 또 다시 새삼 귀를 당긴다. 그의 말 모두가 그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가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을 알기전까지 가졌던 선입관까지도...
    마스터스 경력과 기록을 앞세워 "너희가 마라톤을 알아?"하며 독선으로 치닫는 경우도 쉽사리 눈에 띄는 것이 요즘이다. 메이저급 대회의 참가비가 어느새 4만원으로 올려졌고 장사속(?) 대회도 흔하다는 것이 요즘이다. 주최측은 참가하고자 하는 넘치는 사람들로 해서 추첨이라든가 선착순, 기록순 등으로 될 수 있으면 참가를 제한하려 애쓰고 있는 풍요로운(?)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필자 역시 마라톤 전용화이든 아니든 운동화 가려 신지 않고 끈 졸라매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대문을 나섰던 그 때가 그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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