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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전문가 그후 3년글과 함께 춤을/산문놀이 2015. 11. 19. 23:46
간벌과 벌목의 이름으로 많은 나무를 엔진톱으로 베어제꼈다. 아니 죽였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수많은 나무를 죽이고서야 나무의 생명력을 알았다면 둔치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를 깨닫게 해준 계기가 있었다.
누가 무엇을 가리켜준게 아니라 타인에게 질문을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다.
피톤치드의 효과를 선전하며 편백나무를 수입해 돈을 짭짤하게 벌었고 지식산업인으로 선정돼 많은 강연에 초청되는 인사 앞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질문을 던졌는데 왜그랬는지 지금도 알길이 없다....
질문 내용은 이랬다.
-죽은 나무토막에서 나는 냄새도 피톤치드로서 항균 살균효과가 있는가, 그 나무냄새는 사람으로 따지자면 시체 썪는 냄새가 아닌가-
질문한 사람이 미안할 정도로 당황하는 모습을 지켜봐야했고 시원한 답변도 없었다.
아마 내 마음속에는 나무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차 있었는지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온 질문이었다.
그후 엔진톱을 내려 놓았다. 완전히 내려놓았다기 보다는 불요불급한 경우에만 들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직업을 찾기로 했다.
수목을 가꾸고 돌보는 일, 수목원 전문가, 가드너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성남 신구대학교식물원에서 1년여의 고된 실습을 견뎌내며 공부했다. 2년전 오늘 인증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인증시험을 무사히 치른 2년후 지금 나는 과연 수목원전문가로서, 가드너로서 소양을 갖췄는가 뒤돌아보며 자문해 본다.
정말 택도 없을뿐만 아니라 식물들의 언어를 전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함을 고백할 뿐이다.'글과 함께 춤을 > 산문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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