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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두시간글과 함께 춤을/산문놀이 2012. 11. 25. 12:46
하루 평균 두 시간씩 할애되는 운동시간은 과연 시간의 낭비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만의 건강, 아니면 혼자만의 만족을 위해 보내는 이기적인 시간인가?
이따금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질문이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2시간이라면 생업에 종사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 짧지 않은 2시간을 누구의 간섭도 없이 “나만의 시간”으로 보낸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시간인지도 모른다.
새벽에 유산소 달리기운동으로 한 시간, 저녁 퇴근 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한 시간, 아니면 퇴근 후 웨이트 한 시간에 이어 트레드밀 한 시간 등 두 시간, 아니면 주중에 운동시간을 건너뛰었을 경우 주말에 몰아서 갖는 몇 시간의 운동시간 등-.
그러나 한편으로는 운동시간 두 시간의 할애는 너무나 이기적이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은 늘 고락을 함께하는 처와 자식들, 가족 때문일 것이다. 가장으로서 어딘가 늘 부족한 것 같은 미안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온 식구가 함께 운동을 하면서 두 시간을 보낸다면 그 같은 생각을 안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 가족들과 함께 운동하는 시간이 있다 해도 결국은 혼자만의 시간을 내기위해 시간을 쪼개 쓰려 부단히 애쓸 것이라는 생각도 지극히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체력의 한계로 운동시간 내내, 두 시간 동안 “아무생각 없이” 운동에만 전념하는 경우는 드물다. 숨 가쁘게 내달리는 시간, 덤벨이든 바벨이든 쇳덩이와 씨름하는 시간이 무한정으로 길수만은 없는 것이다.
운동이 전업이 아닌 이상 몸은 숱한 상념과 더불어 땀에 흠뻑 젖는다. 마음을 비운 육체는 운동에 전념하면서 건강을 챙기고, 육체를 떠난 마음은 온 세상을 두루 두루, 구석 구석 살피며 숱한 사람들과 교감한다. 이 시간만큼은 정신과 육체가 따로 따로 분리되는 시간이며 제 역할이 무엇인지 깊게 각인하는 시간인 것이다.
구멍가게 수준일지언정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시간에 생겨난 결심이 밑바탕이 됐다. 처와 자식들의 건강을 하나하나 헤아려 보는 시간도 이 시간이다. 친구와의 잦은 다툼에서 화해의 결심을 갖게 한 것도 이 시간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이어지는 숱한 시행착오에 후회를 곁들여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바로 이 시간에 포함된다.
운동시간에 숱하게 떠올려졌던 상념을 하나하나 떠올려 풀어 적으면 아마 백과사전 한권 분량은 족히 될 것이라는 짐작이다. 비록 자문자답이었지만 운동시간을 왈가왈부한다는 자체가 부자연스럽게만 느껴진다.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처럼 이미 생활의 일부가 돼버린 시간을 가타부타 따지니 그 자체부터가 어리석었던 것이다.
땀 흘려 일하고 돌아온 사람, 운동 후 땀에 젖어 돌아온 사람을 반기는 미소 속에 담겨진 격려가 늘 고맙게 느껴진다. 가족이든 친구든 아니면 누구이든...'글과 함께 춤을 > 산문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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