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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루지 못한 짝사랑의 슬픈 전설 누리장나무
    산을 아끼고 보살피자!/산과 나무 이야기 2012. 12. 26. 20:32

     

     

     

     

    식물의 세계를 살피다 보면 식물개체와, 개화된 꽃의 모습, 그리고 향기, 나아가서는 꽃말과 꽃에 얽힌 전설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

    세 번을 놀라게 한다는 누리장나무가 그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누리장나무가 꽃을 피운 것을 처음 보게 되면 꽃이 너무 탐스럽고 아름다워 보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꽃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보는 이가 저도 모르게 코를 슬며시 갖다 대게 되는데 순간 또 놀라 자빠진다. 자빠진다는 말은 조금은 과장된 말이기는 하지만 누린내를 맡는 순간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게 되는것이다. 혹 잎을 만지거나 부비면 그 냄새가 손에 묻을까 얼른 씻고 말 것이다. 그런데 또 놀라운 것은 그 고약한 냄새에도 불구하고 약효는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그러나 이 세가지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이외에도 누리장 나무에는 이루지 못하고 요절한 한 총각의 애절한 짝사랑의 전설이 담겨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혀를 차게 만든다.

     

    그 옛날 한 고을에 천민인 한 백정에게는 말 그대로 번듯한, 잘생긴 아들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동네의 한 잔치 집에서 일을 거들다가 우연히 그 총각의 시선을 사로잡는 양반집 규수가 있었으니 그 한번의 눈길이 그를 죽음으로 이끌 줄이야 누군들 짐작을 했겠는가-. 

    총각은 규수를 한번 본 후로 이루지 못할 짝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다. 혹 그 규수의 뒷모습이라도 보고 싶어 그 양반집을 맴돌고 또 맴돌았다.

    그러나 이 같은 총각의 모습은 금방 동네 사람들 눈에 띄게 되었고 급기야는 양반네 심사를 건들이게 된다. 소문을 들은 양반집에서는 노발 대발 관가에 고발을 하게 되고 그 총각은 끌려가 물고가 난 것이다. 죽도록 얻어 맞아 아비 등에 업혀 오면서도 그 규수집 담벼락을 애절하게 바라보았다는데 애절함 때문인지 규수와는 눈길이 한번 마주쳤다고 한다.

    신분의 차이가 하늘과 땅이었던 당시 그 청년은 그날 밤 이루지 못한 짝사랑의 슬픔을 안고 죽고 말았다.

    몇달 후 어느 날 양반집 규수가 나드리를 하고 돌아 오는 길에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규수가 청년의 무덤 앞을 지나칠 때 두 발이 땅에 달라붙어 꼼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그 규수의 발을 누구도 떼어내지 못해 그녀 역시 결국 그 곳에서 죽고 말았다.

    양반집에서는 백정 집과 의논 끝에 이루지 못한 두 남녀를 한자리에 합장해 주었다. 그런데 이듬해 그 무덤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 꽃을 피웠는데 이 나무가 바로 누리장나무였다는 것이다.

    누린내는 백정집 아들로 태어나 이루지도 못할 짝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채 죽어간 총각의 한이 냄새로 피어나는지도 모를 일이다.  

     

    마편초과(Verbenaceae)에 속하는 누리장나무는 낙엽성 활엽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원산지는 한국이다. 보통 2m 정도로 자라며 달걀모양 타원형의 잎은 마주난다. 나무 껍질은 회백색이다.

    학명은  클레로덴드론 트리코토뭄(Clerodendron trichotomum), 속명 클레로덴드론-.

     

    한방에서는 줄기를 해주상산(海洲常山)이라 부르고 8-9월에 채취한 잎은 양지에 말려 달여 마시면  중풍, 혈압, 류머티즘, 고혈압, 이질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종기, 부스럼, 치질에는 달인 물로 환부를 닦는다. 뿌리를 말린 것은 풍토병, 감기, 마비증세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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